일상
작성일 :  2021-09-24 00:00
이름 :  goodhands E-Mail
 무제-2.jpg  
폰트확대 폰트축소

 

 

 

일상

 

 

캄보디아 지부 | 프로젝트 매니저 유태혁

 

 

캄보디아에 복귀한 지 벌써 반년이 흘렀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일시' 귀국으로 11개월동안 한국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해온 이유 때문인지 이미 캄보디아에서 일 년 넘게 지냈다고 착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캄보디아 외곽 지역인 따께오주(Takeo Province)에 거주하면서 느낀 한국과 다른 일상생활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근무시간보다는 개인 시간에 초점을 맞춘 일상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무제-2.jpg

▲ 2층 활동가의 방 바로 아래 1층 사무실에서 유태혁PM이 근무하고 있다.

 

새벽 5시 정도가 되면 옆집에서 키우는 닭이 울기 시작합니다. 울음소리는 평소 흔히 듣던 울음소리가 아닌 '이따다께~'와 같은 신기한 소리를 냅니다. 처음 생활할 땐 닭 울음소리에 자주 깰 정도로 방해가 되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탓인지 별 탈 없이 하루를 시작하곤 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다 보면 몇몇 가정에서 쌓여있는 쓰레기를 소각하여 처리하는 걸 보곤 하는데, 옆집도 그중 하나입니다. 캄보디아에 처음 왔을 땐 쓰레기를 태우는 줄도 모르고 제 방 화장실 환풍구로 연기가 들어와 불이 난 줄 알고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나갈 채비를 마치고 밥을 먹기 위해 길을 나설 때도 종종 새로운 모습을 마주합니다. 한국 약국에서 자주 보는 박카스를 따께오주에서는 일반 음료처럼 마십니다. 외근 시 점심 식사 메뉴로 볶음밥과 박카스를 함께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 묘한 조합이 은근 괜찮습니다. 또 냉장 보관 시설이 많지 않고 높은 기온 탓에 맥주에 얼음을 타서 마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음을 좋아하기도 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어 저에겐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길을 걷다가 떨어진 망고에 맞은 적도 있는데요, 그만큼 망고나무가 많고 망고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3~4월에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익은 망고를 먹은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망고 향이 싫어 음료수도 잘 마시지 않았지만 캄보디아의 망고는 너무 맛있어서 이젠 좋아하는 과일이 되었습니다. 

 

가장 색달랐던 점은 대부분의 캄보디아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주된 교통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오토바이를 운전합니다. 한국에서는 어린 학생이 오토바이를 타면 '불량 학생'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대중교통 시설이 대체로 부재한 이곳에서는 오토바이가 없으면 등교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오토바이 운전을 하지 못해 근거리 외근 시 현지 직원 뒤에 탑승하여 이동하는데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서 양손에 물품을 들고도 문제없이 다닙니다. 매번 함께해주는 직원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풍경을 바라보며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근무 시간이 다가옵니다. 평소 여러 업무를 하며 택배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죠. 그런데 따께오주는 집 주소가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아 우체국 또는 주변 물류 센터에서 수령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따께오주에도 음식 배달 앱이 도입됐는데 정확한 주소를 입력하지 못해 음식을 받는데 어려움을 경험한 적도 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한국의 배달 시스템이 그립기도 합니다. 

 

무제-1.jpg

▲ 캄보디아 민간요법 코이닝

 

그리고 따께오주에서는 감기, 몸살, 기침, 두통 등 다양한 증상에 '코이닝(coining)' 이라는 민간요법을 사용합니다. 동전이나 숟가락 등을 이용하여 쇠로 피부를 문지르는 민간요법인데, 문지른 부분에는 멍이 든 것처럼 빨간 상처가 남습니다. 작년 현지 직원 한 명이 두통으로 인해 휴가를 사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집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코이닝을 한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당시 코이닝에 대해 알지 못했던 저는 두통이 문제가 아니라 피부 때문에 당장 병원을 가야 하는게 아니냐고 다급히 물었고 이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현지 직원의 모습에 의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힘들었던 업무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면 파충류와 벌레를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특히 도마뱀은 유심히 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사람이 없거나 늦은 밤에 배설물을 남겨 정말 골치 아픈 존재이죠. 옷 위에 놓인 도마뱀 배설물을 본 이후로는 속옷과 양말을 모두 비닐봉지에 넣어서 보관합니다. 그리고 잘 때는 편히 잘 수 있도록 침대 위에 모기장을 설치했습니다. 하루는 사무실 에어컨에서 뱀이 나와 현지 직원이 처리한 적이 있는데, 처리방법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늘 그렇듯 타지에서의 생활은 장단점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한국에서 접할 수 없는 풍경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1층엔 사무실이고 2층엔 활동가 방들이 모여 있어서 출근 시 방에서 나와 사무실 제 자리에 앉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30초라는 점입니다. 아침마다 혼잡했던 한국의 '지옥철'을 떠올리면 매우 감사한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간략하게 캄보디아와 한국의 비슷한 점을 말해보자면, '정'이 많은 한국인처럼 캄보디아인들도 '정'이 많습니다. 현지어를 모르는 외국인인 저는 직원들과 현지인들을 매우 귀찮게 했을 거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이런 저를 위해 매번 몸짓과 손짓으로 최대한 소통을 해 주시려 노력했고 언어장벽을 뛰어넘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교류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정'이지 않을까요?

 

저의 이름도, 직업도 모르지만 항상 챙겨주는 현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밤입니다. 

 

 

문의. 해외사업팀 박수용 간사

TEL. 02 3409 0303

 

 


글목록